벤츠 흰색 지바겐: 클래식한 멧돼지의 품격
벤츠 G63 AMG, 설원을 질주하는 흰 멧돼지
영화 <독전>에서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흰색 지바겐. 그 영화를 통해 처음 이 녀석의 존재감을 알게 되었고, 시간이 흘러 직접 운전하게 된 많은 지바겐들은 나에게 몇 가지 확실한 인상을 각인 시켰다.
첫 번째는, 외관이 유난히 하얗게 빛난다는 점이다. 몇 겹으로 칠해진 도장에 펄과 광택이 들어가 특히 가을 겨울철 낮아진 태양의 각도와 조도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더 하얗게 보인다. 특히 도로 주변 겨울철 쌓인 눈에 반사되는 햇빛이 이 차량을 눈부시게 비추어, 마치 눈 덮인 설원 속을 달리는 듯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두 번째 인상은, 이 차량의 오너들이 대부분 개성이 넘치거나 위화감을 주는 외모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 부분은 나의 편견일지 모르나, 타사 브랜드에서 발표한 특정 모델의 마케팅 전략에서 모델별 소비자층을 분석한 내용을 보면, 차량 선택이 그 오너의 개성과 취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나의 관찰이 억지는 아닌듯하다. 특정 차량이 특정 이미지나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으며, 지바겐이 강렬한 존재감과 개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갖추고 있어, 이 차량을 선호하는 오너들이 독특하고 강한 개성을 가질 것이라는 추정은 자연스러운 연결고리로 보인다.
세번째는, 도심지에서 시끄러운 주행이 천박해 보인다는 것이다. 지바겐의 AMG 사운드는 분명히 매력적이다. 강력한 출력과 함께 웅장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내뿜는 것은 지바겐의 상징적인 특징이자 강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운드가 때로 ‘무식하게 시끄럽다’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오프로드 자동차가 테헤란로나 도산대로에서 질주하는 것은 마치 숲속에서 뛰놀던 멧돼지가 도시 한복판에 나타나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처럼 어색하고 위화감을 준다.
마지막으로, 오늘 지바겐 주행을 통해 느낀점은 그래도 클래식한 포인트는 갖고 있다는 점이며, 이 부분이 미워할 수 없는 매력으로 다가왔다. 운전 중 방향 지시등을 켤때 보닛 위에 볼록 솟은 오렌지색의 램프가 요즘 나오는 겉멋만 잔뜩 과시하는 LED 지시등을 가진 차량들 보다 젠틀해 보였다. 다시말해 클래식에 걸맞는, 도로위에서 위화감을 주는 시끄러운 멧돼지 같지만, 알고보면 클래식하고 젠틀하다는 것. 이것이 오늘 운행을 통해 느낀 지바겐의 네번째 이미지다.
이러한 마성 때문인지 지바겐은 운전하는 내내 새로운 발견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도로 위에서 위화감을 주는 시끄러운 멧돼지 같지만, 알고 보면 클래식하고 젠틀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지바겐. 다음 주행에선 또 어떤 기분을 선사할지 기대된다.
에디터 M드라이버S
브랜드 | 모델명 | 연식/주행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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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 G63 AMG | 알수없음 |
주행경로 | 운행YMD | 연료 |
인천 – 부천 | 20231110 | 가솔린 |